bye-bye 2017 일기





와, 정말 살면서 가장 정신 없던 연말을 보냈다. 기말 페이퍼 & 전공시험이 같은 날 몰려있는 것 같은 나날들의 연속이었다. 
이런 스케줄 덕분에 12월은 역대 최초로 흔한 연말 회동도, 가족 모임도 없이 지나갔다. (..아니 나 왜 이렇게 살고 있지? 갑자기 회의가 밀려온다....)








크리스마스 이브엔 일찌감치 예매해두었던 국립극단의 <준대로 받은대로>를 보았다. 명동예술극장은 좌석이 워낙 작은 공간이기도 하지만 정말 이 연극이 인기긴 인기였는지 12월 초에 예매 하는데도 모든 날짜의 vip석이 다 매진이었으니 대단했나보다. 미리 이 공연을 본 동료(극을 쓰는 분이다)에게 나도 크리스마스 이브에 남편과 보러가기로 했다고 하자 "흠, 크리스마스 이브에 남편분과 보시기엔 좀.."하는 우려를 건넸지만 연출과 연기는 훌륭해도 매우 좋았다. 특히 백익남 배우의 연기는 정말... 이번 공연으로 처음 알게 되었지만 정말 앞으로도 궁금할 배우가 될듯-





31일의 과천

12월은 막바지에 이르러 그나마 크리스마스 연휴와 신정 연휴가 주말과 겹쳐 길게 이어져 있었기에 겨우 숨쉴 틈이 있긴 했다. 이 날은 29일, 리처드 해밀턴 전시가 과천국립현대에 온다는 걸 알고 쾌재를 부르며 기다린게 언젠데 이 날에서야 갈 시간이 난 것이다. 하지만 엄청난 도로 위의 트래픽으로 도착하니 이미 닫음...으앙 ㅜㅠ 그래서 다다음날인 31일에서야 관람할 수 있었다. 작품도 좋았고 과천국립현대는 어릴 때 학교에서 자주 가던 소풍, 견학 공간이었기에 어린시절이 떠오르는 공간이어서 더 좋았음. 성인이 된 이후에도 적어도 매년 한 번 이상씩은 가는 것 같은데 올해도 다녀올 수 있었다. 내년에는 날씨 좋은 봄에 꼭 다시 가고 싶다. 





12월 30일엔 건강검진을 했다. 만 30세 이후부터는 꼭 건강검진 하기로 다짐 했었기에 올해도 귀찮음을 무릅쓰고 감행.. 정말 언젠가부터는 "건강증진"이 나의 모토가 되었다. 몇 년 전 할머니가 위암 4기로 빠르게 악화되시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봐서기도 하고, 대부분의 경우에 정신이 신체를 지배하기 보단 신체가 정신을 지배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서. 그래서 허구헌날 야근하는 와중에 잠깐이라도 운동 하려고 하고 토요일 아침이나 점심엔 아무리 귀찮아도 무조건 디폴트 골프+웨이트+사우나에 시간을 쏟는다. 발레나 필라테스도 다시 하고 싶은데 언제쯤 시간이 날지... 아마 2월 초, 중순까지는 지금처럼 정신없는 스케줄의 연속일 것 같아서 지난 주부터는 오쏘몰을 먹기 시작했다. 이쯤이면 내가 건강해지려고 하는게 일 때문인 것 같은 느낌이라 현타가 오는데 하여튼 올 겨울들어 내가 이 독감의 대유행 속에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았던 이유는 이렇게 강박적으로 조금씩이라도 노력했기 때문일 것. 근데 이걸 지속 하려면 나는 맨날 일-운동-집만 오가야하는데 과연.. ㅎㅎㅎ

 
 



웃음을잃은내얼굴.jpg
(라이브포토라 캡쳐했더니 뭔가 얼굴이 어색)






요즘 자주 입는 착장. 배기팬츠에 운동화에 울+캐시미어 혼방의 터틀넥. 

제냐에서 타이 교환권 같은 걸 보내줘서 다녀왔다. 올해 초에 친정에서 남편에게 제냐에서 꽤 고가의 옷들을 여러 번 선물해주시고 남동생 것도 사고 그랬더니(걍 어른들은 젊은 남자가 입는 옷=제냐 라는 인식이 있는 듯 하다)이런 선물을 보내주심. 심지어 그냥 판매하는 타이로 교환해주는게 아니고 테일러 할 수 있는 기프트권이어서 고민하다가 그냥 처음 매장에 들어가서 보고 마음에 들었던 타이로 교환해왔다. 제냐는 나에게 약간 '사회 초년생' 느낌의 브랜드인데 좀 연령대가 안 맞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남편에게 잘 어울리는 듯.. 







연말에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 왜 손에 잡히는, 기억에 남는 일은 이렇게 몇몇개 뿐인지.
여튼 행복했던 2017년은 이렇게 갔고 나는 벌써 1월의 첫 주말에 와있다.

올해도 모두 좋은 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