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의 절반 일기

이 지나갔다. 그 동안 생전 처음 지내게 되는제사 덕분에 (부모님과 조부모님이 독실한 크리스천이신 관계로 우리집은 평생 차례나 제사 대신 추도예배를 지내왔다) 준비할 것들도 좀 있고 당일에 양가에 들리느라 좀 바빴다. 그리고 다녀와서는 다음 날까지 피로감을 호소하며 실신...



그래도 연휴 첫 날엔 여행은 못 간 아쉬움을 달래려 포시즌호텔에 다녀왔다. 포시즌은 집에서 걸어갈 수 있을만큼 가까운 곳에 있어서 종종 가는데 보칼리노에 온 것은 처음. 이 근방에 이탈리안 맛집이 꽤 많아서 굳이 여기에 갈 이유가 없었기도 했고 사실 이 집에 대해 좋은 평가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고민하다 리조또와 마르게리따 피자를 먹었는데 정말.. 소렌토에서 먹은 것보다 더 짰다 ;ㅅ; 어느정도였냐면 다음 날 기록적인 붓기로 남편은 손이 아파서 반지를 빼야했을 정도. 서버 분들도 친절하고 번잡스럽지 않아서 좋았지만 다음엔 알리오올리오 같은 메뉴를 선택해야 할듯 ㅠㅠ





이 날 나의 룩. 이상고온현상이니 어쩌니 해도 가을은 가을이라 여름 옷에 여름 샌들을 신고도 스카프를 둘러야 했다. 조명이 어두워서 사진에 잘 안 보이지만


가방과 스카프를 제외하면 이 날과 착장이 거의 같았다. 이 사진은 9월 말 신촌에 있는 지노에서 어색하게 찍은 기념사진. 이 날 친한 후배의 졸업연주를 보러 갔다가 끝나고 이 곳에서 저녁을 먹었다. 지노는 사실 근래에는 거의 회자되지 않는 곳이고 딱히 맛집이라거나 장소 등이 트렌디하지는 않은 곳이라 사람들이 잘 안 가는 것 같은데, 이 곳이 특별한 이유는 내가 태어나서 리조또를 처음 먹어본 곳이었기 때문. -이렇게 말하니 몹시 늙은이 같지만ㅋㅋ 그 전 미성년자 시절엔 굳이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서 '밥'을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안 했었다-
그 이후에도 어떤 날엔 교수님과 함께 식사를 하고, 또 어떤 날엔 친한 친구와 수다를 떨던 이 곳이 9월 30일을 끝으로 폐점한다니. 문앞에 그 안내판을 보고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들어가서 맛있게 식사를 하고 나오는 길에 이렇게 어색한 기념사진을 찍었었다ㅎㅎ
기장과 핏이 조금씩 다른 흰 셔츠원피스가 요즘 내가 제일 자주 입는 옷인데 가방도 그렇고 신발도 그렇고 요즘은 흰색 계열(아이보리, 크림 등)이 제일 예쁘고 손이 간다. 어릴 땐 늘 까만색과 파란색을 선호했는데- 이렇게 조금씩 바뀌어가는 것이 삶


_귀여운 우리 순화가 우리집에 온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이제 완벽히 적응하고 잘 놀고 잘 먹으며 활발히 잘 지내고 있어서 다행. 집에서 늘 순화를 보고 순화 얘기가 토픽이 되니 참 자식도 아니면서 이렇게 사랑을 주고받는 생명체가 또 생긴다는 것은 분명 특별한 경험인 듯 하다.

_연휴 내내 평소에 못 읽던 책을 좀 읽어볼 요량으로 책도 주문하고 그랬는데 추석 전날까지는 음식준비, 또 어제는 밀린 잠을 자느라 바빴다. 오늘부터는 데이트도 좀 하고 책도 읽는 생산적인 연휴를 보내리라 (또!)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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